2024년 현재, 백 인 액션영화는 단순히 강인한 주인공이 악당을 무찌르는 공식에서 벗어나, 보다 다층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인 남성 중심으로 고착화되었던 액션 영화의 틀에 균열이 생기면서, 그 안에 담긴 캐릭터 구성, 스토리 서사, 연출 방식 모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백 인 액션영화가 시대 흐름에 따라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사회적 이슈와의 관계는 어떤지, 그리고 현재 관객이 기대하는 트렌드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변화: 현대 백 인 액션영화의 새로운 흐름
한때 ‘슈퍼히어로’ 또는 ‘완벽한 전사’로 그려졌던 백인 액션 주인공은 이제 복합적인 인간상을 지닌 인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존 윅> 시리즈입니다. 단순한 복수극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시리즈는 주인공의 상실, 고독, 복수에 대한 도덕적 고뇌 등 인간적인 요소를 강하게 부각시키며 큰 공감을 이끌었습니다. 또한 <탑건: 매버릭>은 1980~90년대를 상징하던 전통적인 백인 남성 캐릭터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다시 재해석했습니다. 이 영화는 전투 비행 액션이라는 시각적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감정적인 서사와 관계 중심의 내면 갈등을 중심에 둡니다. 더불어 <더 배트맨(2022)>에서 로버트 패틴슨이 보여준 브루스 웨인의 내면은 과거와 달리 더욱 우울하고 고립된 현대인을 대변하며, 백 인 액션 캐릭터의 깊이를 확장시켰습니다. 즉, 변화의 핵심은 ‘단순히 강한 캐릭터’에서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로의 전환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관객이 단순히 화려한 액션보다는, 캐릭터의 정체성과 인간적인 내면을 함께 즐기고 싶어하는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슈: 인종, 젠더, 다양성에 대한 반응
백 인 액션영화가 비판받기 시작한 지점은 ‘대표성의 부재’였습니다. 과거에는 백인 남성이 언제나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고, 다양한 인종과 젠더는 조연으로만 기능하거나 고정된 역할로 소비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관객층은 보다 다양한 서사를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백 인 중심 액션 서사도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백 인 남성 제임스 본드의 은퇴 후 흑인 여성 요원을 새로운 007로 등장시켜, 백인 남성 중심의 서사구조에 충격을 줬습니다. 이 결정은 비판과 지지를 동시에 받았지만, 백 인 액션영화가 기존 정체성을 넘어 다양성과 포용성을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또한 마블 유니버스의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기존의 캡틴 아메리카였던 스티브 로저스는 은퇴하고, 그 역할을 흑인 히어로 ‘샘 윌슨’이 이어받으며 새로운 시대의 대표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백 인 캐릭터가 반드시 중심이 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백 인 캐릭터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절대적인 영웅’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균형을 맞추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캐릭터로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산업 자체의 구조적인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합니다.
트렌드: 요즘 관객이 원하는 액션 캐릭터
현대 관객은 더 이상 전형적이고 완벽한 영웅에게 감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결점이 있고, 흔들리고, 상처받는 인물에게 더 많은 공감을 보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백 인 액션 캐릭터 구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20~30대 관객층은 감정적 공감대를 중시하며, 외형보다는 내면의 진정성 있는 서사를 선호합니다. 대표적으로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의 주인공은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면서도 고통스러운 과거를 지닌 인물로 묘사됩니다. 백 인 주인공 역시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않으면 관객의 마음을 얻기 어렵습니다. 그저 강한 사람보다는 ‘왜 싸우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어떤 신념을 가졌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또한 팀 중심의 서사 구조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의 이선 헌트는 과거처럼 혼자 문제를 해결하는 인물이 아니라, 팀원들과 협력하며 갈등을 조율하는 리더로 재탄생했습니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하는 백 인 영웅의 전통은, 더 이상 현재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캐릭터의 다양성과 감정선이 복합적으로 얽히는 액션영화가 사랑받는 시대입니다. 이 과정에서 백 인 캐릭터는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있으며, 더 이상 ‘단독 주연’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 중 하나’로서 의미를 갖습니다. 백 인 액션영화는 더 이상 고정된 틀 안에서 소비되지 않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정신, 관객의 요구,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흐름 속에서 백 인 캐릭터는 보다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정형화된 영웅상은 과거의 유산이 되었고, 오늘날의 백 인 액션영화는 다양성, 감정선, 인간성,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담아내는 새로운 서사 구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백 인 액션영화가 어떤 모습으로 재편될지는 계속해서 지켜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더 흥미롭고 깊이 있는 영화 경험을 얻게 될 것입니다.